지방정부 기관구성 다양화 ; 지방의회가 지방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

이형용(거버넌스센터 이사장)

지방정부 기관 구성 이슈와 관련하여 먼저 두 가지를 꺼내 놓고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첫째, 지방정부 기관 구성 형태, 그 다양화의 문제는 그 자체만으로 고립적으로 시비, 최적, 방향을 논의하기 보다는, 지역 혁신과 국가 혁신, 분권자치 혁신, 지방정치 혁신, 나아가 정치 혁신과의 연관 속에서 즉 한국 사회 발전내지 도약과 민주주의 발전 내지의 진화라는 종합적이고 정합적인 그림과 전망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실에서 왜 지방정부 기관구성 다양화인가? 하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둘째, 위와 연관되겠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단순히 제도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 이상으로 어떻게 실제 변화프로세스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변경 과정을 누가,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이슈는 본성에서 치열한 정치이슈, 정치적 과정이고 현실 정치 혁신 캠페인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지역혁신, 분권자치 혁신, 지방정치 혁신과 거버넌스 >

우선, 지방정부 기관구성 형태 의제의 지방정치 혁신 관련한 맥락을 간단히 짚어 보겠습니다.

지역 소멸은 현재진행형이고, 지역의 위기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역 혁신과 지역 내의, 지역 자체의 활력 창출 없이 외부 자원을 아무리 들이부어도 지역의 위기 극복은 난망입니다. 

모든 지역 혁신, 지역활력 창출을 위한 노력들의 기초, 기초 중의 기초, 기반 중의 기반은 로컬거버넌스 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권자치 강화, 지역주권의 분권과 주민주권의 자치 없이 지역혁신 없고 지역혁신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없습니다.

  분권자치 캠페인의 성취를 위해서는 중앙에 대한 요구와 함께, 사실은 그보다 앞서, 지역 주체들, 특히 지방정치 주체들이 지역 내 분권과 자치를 솔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 사회와 지역 주민들과 권한과 책무를 공유하고, 로컬 거버넌스의 활성화를 통해 실제 지역혁신 사례들을 지역의 특성, 다원성에 기초하여 다양하게 창출하고 확산하는 것이야말로 분권자치의 효과, 효능을 모두에게 확인하고 체감케 하고 이로부터 중앙을 압박하고 강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분권자치 캠페인입니다.           

  그래서, 분권자치는 지방정치 혁신, 그리고 한국정치 혁신의 강력한 도구요, 바로미터이기도 합니다.

​ 거버넌스 지방정치 혁신에서는 무엇보다 의회의 지방정치 중심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지방정부 권력구조에서 지방의회의 다수당이 같은 당 단체장과 집행부에 종속되는 경우 의회 내 거버넌스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특히 단체장의 교체에 따라 일거에 민간 파트너십이 교체, 갱신되고, 도정, 시정 기조가 바뀌게 되면, 공직사회에 민관 거버넌스에 대한 회의, 불신이 축적된다. 로컬 거버넌스 체제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위해서 지방정치의 중심이 되기 위한 지방의회 스스로의 자각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바로, 지방자치단체. 지방정부 수장과 지방의회 간 관계를 포함한 지방정부 기관구성 형태와 자치제도의 다양화, 자율화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야 중장기적으로 지역실정에 맞게 지역 주제들의 선택에 따라 로컬거버넌스를 활성화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정당 혁신 캠페인 즉, 정당 민주화 및 정당 내 분권 캠페인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패권다툼과 정쟁에 휘둘리거나 하향식 공천 등을 통해 중앙 정치에 예속되면 지방정치가 왜곡, 실종되고 로컬 거버넌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 지방의회가 지방정치의 중심이다. >

 지방정치 혁신을 위하여, 나아가 한국정치 혁신을 위하여 지방의회가 지방정치의 중심성을 회복하고 확보하기 위한 캠페인은 매우 중요하고 선결적인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지방의회와 지방의원들의 자의식 확립과 시대를 감당하는 정체성의 확장, 이를 위한 진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지방의회와 의원들은 과연 지방정치의 중심이 되고 지방정치 혁신의 선도자가 되고, 한국정치 혁신의 주체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막연히, 관성적으로, 일단, 더 많은 권한에 관심이 가는 것은 아닌가?

- 주민들, 일반 국민들의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에 대한 인식, 신뢰정도는 어떠한가? 어떻게 할 것인가?

- 권한에 동반하는 책무, 권리에 동반하는 의무 훈련은 자각하고 있는가?

- 과연 지방 의회는 집행부와의 권한 분점, 그리고 중앙정부 내지 국회와의 분권 파트너십을 찾고 요구하기 전에 지역 내에서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과 지역내 제부문영역 기관단체들과 권한과 책임의 공유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의 자기성찰과 지역 내에서의, 지방정치에서의 분권과 자치에 대한 확고한 문제의식과 실천이 없다면, 현재의 강단체장-약의회형의 지방정부 기관구성 형태의 변경 및 다양화에 대한 논의는 힘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아니 지방 분권의 더 이상의 진전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돌파구를 열어가는 것, 사례를 작성해 가는 것 ; 지방선거와 지방의원 출신들의 역할 >

 다시 말하지만, 지역 혁신, 분권자치 혁신, 지방정치 혁신, 한국정치 혁신을 일이관지하는 맥락과 미덕, 장점, 필요성에서 지방정부 기관구성 형태와 자치제도의 다양화, 자율화 캠페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이 캠페인을 누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갈 것인가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됩니다.

관건은 천편일률적이고 그저 당연한 듯이 인식되고 있는 현재의 지방정부 기관구성 존재 양태가 좋은 것도 옳은 것도 아닐뿐더러, 사실은 생각해 보면 지방자치를 30년 동안 시행해 온 마당에 권위주의 시대의 잔존물과도 같은, 우스꽝스럽기조차 한 것이라는 사실과 그 변경의 필요성에 대하여 임팩트 있는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이 같은 문제제기가 증폭되면서 변화를 위한 대세 흐름을 형성하는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계기는 언제나 새로운 계기입니다. 개정 지방자치법에서 그나마 기관구성 변화 및 다양화에 대한 숨구멍을 열어놓은 격이고, 마침 내년에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 선거 국면을 변화, 변경을 위한 유의미한 계기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현재 지방정부 기관구성 형태의 문제점과 한계를 몸으로 겪고 느끼고 아는 지방의원 출신들이, 그리고 지방의회 연대체(협의회)들이 이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의제화하고 나아가 캠페인을 전개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특히 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지방의원 출신들이 지역 실정에 맞춰 이를 이슈화하거나 공약화하는 선도적이고 적극적인 준비와 제안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거버넌스센터 또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지방정부 기관 구성 이슈를 내년 지방선거 캠페인의 의제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